1차전이 0-0 무승부로 끝나면서 이번 4강 2차전은 원점에서 시작하며, 이 점이 경기 전반의 흐름을 결정짓고 있습니다. CR플라멩구는 볼 점유율과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있지만, 핵심 플레이메이커가 결장합니다. 에스투디안테스데 라플라타는 주전 센터백 듀오가 복귀했고, 애초에 낮은 수비 블록을 구축해 버티는 데 특화된 컵 대회 맞춤형 팀입니다. 양 팀 모두 초반부터 무리하게 모험을 걸 이유가 없으며, 올해 치른 맞대결 역시 매번 팽팽했습니다.
기록을 살펴봐도 이런 경기 양상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플라멩구는 올해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플레이오프에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으며, 10경기에서 단 5실점만 내줬습니다. 에스투디안테스는 컵 대회 11경기 중 6경기를 비겼고 7실점을 기록 중입니다. 올해 레오나르두 자르딤 감독 체제에서 치러진 세 차례 맞대결은 각각 1-1, 1-0, 0-0으로 끝났습니다. 지난주 라플라타 원정에서 플라멩구는 슈팅 5개를 기록했으나 유효 슈팅은 전무했고 기대 득점(xG)도 거의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핵심 관전 포인트는 플라멩구의 공격 작업과 에스투디안테스의 두 줄 수비가 맞붙는 구도입니다. 아라스카에타가 결장하는 만큼 파케타와 카라스칼이 중앙을 뚫어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리누와 플라타를 활용한 측면 크로스나 코너킥이 주된 공격 루트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찬스가 쏟아지는 흐름이라기보다는 느리고 끈질긴 볼 투입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로호가 출전 허가를 받았고 토마스 팔라시오스도 징계에서 복귀해, 1차전 당시 대체 선수들이 노출했던 중앙 빈틈도 메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편 진영에서는 1차전에 징계로 결장했던 조르지뉴가 복귀합니다. 풀가르와 함께 출전하면서 아르헨티나 원정에서 부족했던 수비 커버와 세컨드볼 장악력을 플라멩구에 더해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카리요와 티아고 팔라시오스가 역습을 전개할 공간이 크게 줄어들어, 에스투디안테스는 크로스와 세트피스에 주로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반전은 플라멩구가 깊게 내려앉은 수비를 상대로 일방적인 점유율을 가져가면서도 뚜렷한 기회는 거의 나오지 않는 흐름이 길게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후반 15분을 넘겨서도 0-0 균형이 깨지지 않는다면 에스투디안테스는 기꺼이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려 할 것입니다. 플라멩구가 선제골을 넣는다면 메디나 감독이 벤치의 공격수들을 투입하겠지만, 그때는 승부를 뒤집기에 남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마라카낭에서 저득점 양상의 경기가 펼쳐질 쪽에 무게를 둡니다. 온전해진 원정팀의 수비 라인, 홈팀의 플레이메이커 결장, 그리고 무승부만 거둬도 나쁠 게 없는 원정팀의 상황까지 모두 같은 결론을 가리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