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정규시즌 마지막 날에는 압박감의 결이 전혀 다른 두 경기가 열립니다. KIA와 LG는 광주에서 3위를 놓고 맞붙습니다. 다만 패한다고 탈락하는 건 아니고, 하루만 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게 됩니다. 그래서 경기 초반보다 후반 운영이 더 중요합니다. 이 경기를 잡으려고 불펜을 총동원했다가 결국 패하면, 지친 투수들을 데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야 합니다. 대구에서는 삼성에 더는 걸린 게 없지만 KT는 노릴 목표가 한가득입니다.
3위와 4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코리아중앙데일리에 따르면 3위 팀은 나흘을 쉬며 다음 라운드 첫 경기에 에이스를 내세울 수 있습니다. 4위 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가장 좋은 선발을 써야 합니다. 두 번의 기회에서 1승 또는 1무승부만 거두면 되지만, 2차전까지 치르면 다음 라운드 3차전 전에는 상위 두 선발을 다시 내기 어렵습니다. 스타뉴스는 5위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곽빈을 사실상 정해 둔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두 팀 모두 78승을 거뒀지만(KIA 78승 63패 2무, LG 78승 64패 1무), 그 과정은 달랐습니다. 저희가 정리한 기록을 보면 KIA는 765득점 662실점, LG는 721득점 722실점입니다. 득실 차가 마이너스 1인데 78승을 거둔 팀이라면 시즌 내내 접전을 많이 이겼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바로 그런 접전에서 KIA가 LG를 꺾었습니다. 서울에서 열린 3연전에서 KIA가 5-4, 6-5, 6-4로 모두 이겼습니다. LG도 최근 6연패를 끊고 지난 4경기에서 3승을 거뒀습니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서 LG가 접전에 강하다는 점을 믿고 가기는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접전에서 오히려 경기를 놓쳤습니다.
선발 맞대결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임찬규는 16승째와 다승 단독 1위를 노립니다. 양현종은 올 시즌 LG를 세 차례 만나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했습니다. 광주에는 비가 오락가락할 것으로 예보돼 있어, 어느 쪽 벤치도 예상하지 못한 경기 양상으로 길어질 수 있습니다.
삼성과 KT의 경기는 정반대입니다. 삼성은 2위를 확정했고, 구자욱은 햄스트링 문제로 수비에 나서지 않습니다(대구신문).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KT는 구단 첫 90승 시즌과 첫 10연승에 도전합니다. 두 경기를 잇는 개인 기록도 있습니다. KT의 샘 힐리어드와 KIA의 김도영이 나란히 홈런 44개를 기록 중이라 홈런왕 경쟁이 두 구장에서 동시에 결판납니다. KT의 1번 타자 최원준은 205안타, 롯데의 빅터 레이예스는 207안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궁금합니다. 하루 쉬고 다시 경기를 치르는 패전 팀의 감독은 이 경기를 7차전처럼 운영할까요, 아니면 구원 투수 한두 명은 조용히 아껴둘까요? 어느 팀 벤치가 먼저 흔들릴까요?